가짜뉴스와 정보 왜곡은 현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선시대 유언비어 유포자 '노염'의 처형 사건을 통해,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한 국가의 대응과 우리가 가져야 할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되새겨 봅니다.
목차
- 정조실록46권, 정도 21년 5월 10일 기유 3번째기사
- 조선시대 가짜뉴스 - 유언비어로 처형된 남자, 노염
- 오늘날의 가짜뉴스와 놀라운 유사점
- 우리가 배워야 할 것
- 마무리
정조실록46권, 정조 21년 5월 10일 기유 3번째기사
유언비어를 퍼뜨린 죄인 노염(盧琰)이 처형되었다. 노염은 철산(鐵山) 사람으로 종가(鍾街)에 글을 붙여 난언으로 뭇사람을 미혹시켰는데, 훈련 대장 이경무(李敬懋)가 체포하여 포도청에 회부해서 이리저리 캐묻자 공초(供招)하기를,
"몇 년 이래로 도로에서 전하는 말을 들으니 왜선(倭船) 한 척이 동래(東萊)에 와서 정박하였는데 무기를 가득 실었다고 하였으며, 또 들으니 중국에서 바야흐로 군사를 요청하는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공로를 바라는 망령된 생각에 항상 상언(上言)하려고 하였지만 길이 없어 이렇게 방을 걸었습니다. 방의 내용 가운데 ‘망녕(妄侫)’이라고 한 것은 바로 제가 스스로 겸양하는 말이었고, ‘산인(山人)’은 바로 철산에서 태어나 자란 것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본래 완력이 있어 발신하려고 이런 난언을 하였습니다."
하였는데, 포도청에서 형률대로 처단하도록 청하니, 상이 적용할 형률을 신하들에게 물었다. 우의정 이병모(李秉模), 훈련 대장 이경무가 모두 사형을 시행하도록 청하니, 효시하여 뭇사람을 경계하라고 명하였다.
조선시대 가짜뉴스 - 유언비어로 처형된 남자, 노염
조선 후기, 철산 출신의 한 남자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노염(盧琰). 그는 거리에 다음과 같은 소문을 붙입니다.
“왜선이 무기를 싣고 동래에 정박했다.”
“중국이 조선의 군사를 요청했다 한다.”
이는 당시 민심을 흔들 수 있는 극도의 불안 조장 메시지였습니다. 훈련 대장 이경무에 의해 체포된 노염은 포도청에서 심문을 받고, 결국 사형 및 효시 처분을 받습니다. 유언비어가 목숨을 앗아간 대표적 사례입니다.
오늘날의 가짜뉴스와 놀라운 유사점
1. 정보는 언제나 ‘무기’가 될 수 있다
노염이 뿌린 정보는 사실이 아닌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었습니다. 오늘날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가짜뉴스의 양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극적인 제목, 선정적 문구, 불확실한 출처는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국가의 대응, 표현의 자유와 균형 이루어야
조선은 유언비어 유포자를 사형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현대는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가짜뉴스를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 공공질서를 위협하거나,
- 선거 등 민주주의를 왜곡하거나,
- 국가안보나 방역 등 생명과 직결된 정보라면
명확한 법적 기준과 신속한 대응 체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3. 수용자도 책임이 있다
가짜뉴스는 단지 누군가의 잘못된 글쓰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를 무비판적으로 공유하거나 신뢰하는 우리 모두의 책임도 큽니다. 비판적 사고, 출처 확인, 팩트체크는 이제 디지털 시대 시민의 기본 소양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
- 가짜뉴스는 단순한 농담이나 장난이 아닌, 사회적 흉기가 될 수 있다.
- 국가는 표현의 자유와 공공질서 사이에서 균형 있는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 시민 개개인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공유할 책임이 있다.
마무리
200년 전 노염은 ‘공로를 바라는 망상’으로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그 대가는 목숨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정보 환경 속에 살고 있지만, ‘자유’는 책임과 함께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진실이 신발을 신기도 전에 거짓은 세상을 한 바퀴 돈다. - 조너선 스위프트>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이 보고 있는 정보는 진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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